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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부산노동권익센터가 주최한 「2025 제3회 감정·비정규 노동자 수기 공모전」 수상작 중 하나로, 감정·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필자의 동의하에 오마이뉴스 게재용으로 일부 편집·구성하였습니다. <기자말>
[부산노동권익센터]
3, 2, 1, 띠리리링—
9시 정각이 되자 여기저기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한두 명씩 전화를 받으며 고요했던 사무실은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아직 잠이 덜 깨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목소리 만큼은 들키지 않도록 연기를 하며 온라인릴게임 하루를 시작한다.
▲ 9시의 전장 (시작된 전쟁) 오전 9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와 함께 일제히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헤드셋을 끼고 업무에 돌입하는 콜센터의 풍경입니다. 파티션으로 나뉜 삭막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의 분위기를 묘사했습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
모바일릴게임 "오래 기다려 주신 만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빨리빨리 민족'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인사말이 끝나기도 전에 본론부터 꺼내는 사람들. 잠이 확 달아나고 손과 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젠장… 아침 첫 전화부터 클레임이라니.'
바다이야기예시
판매직에 종사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하루의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신은 믿지 않지만, 마수를 잘해야 한다는 말은 맹신한다.
첫 전화가 클레임인 날은 하루 종일 되는 일이 없다.
황금성게임다운로드
▲ 감정노동의 민낯 (슬픈 미소) 입가에는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에는 피로와 슬픔이 가득한 상담사의 얼굴을 클로즈업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의 '가면 쓴' 애환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
"죄송합니다…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42번의 사과 끝에 겨우 통화가 종료됐다.이럴 땐 비흡연자인 게 아쉽다. 담배 대신 깊은 한숨이라도 내쉰다.그렇게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내쉰 한숨은 다시 들숨이 되어 새로운 사람을 맞을 준비를 한다.
대면: 대할 대 + 낯 면."사람 면전에 대고"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서로 마주 보고 대화할 땐 심한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전화는 눈과 눈이 아닌, 입과 입이 오가는 방식이다.평소라면 부끄러워서 말 못 했을 고백을 전화로는 더 쉽게 전할 수 있듯이.하지만 내가 듣는 말들은 귀여운 고백보다는, 대부분 분노, 불만, 그리고 욕설이다.2025년인 지금도 콜센터 직원에게 욕설을 내뱉는 사람이 존재하냐고?놀랍게도, 존재한다.
물론 과거보다는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나의 부모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나를 감정 쓰레기통처럼 대하는 이들이 분명 있다.
감정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나는 로봇이 아니다.당연히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그럼에도 매일 채워야 하는 실적이 있기에 다시 전화를 받는 내 자신이 가끔은 안쓰럽고 연민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돈 받고 하는 일이잖아" 혹은 "알고 시작한 일이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예전에는 그런 말에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너라면 하루 하고 울면서 도망갈걸?"
실제로 급여를 받고, 알고 시작한 일이니 반박할 수는 없다.하지만 혹시 '착한 말 양파, 나쁜 말 양파' 실험을 아는가?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실험으로, 주로 초등학생들이 자주 하는 실험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 등우리는 오래전부터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살아왔다.
전화 응대를 하며 부정적인 말만 계속 듣다 보면, 설령 돈을 받고 일하더라도, 알고 시작한 일이라 하더라도 마음이 지칠 수밖에 없다.
물론 마냥 부정적인 말만 듣는 건 아니다.
"상담사분 정말 친절하시네요."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따뜻한 말씀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더 친절하게, 더 오버해서 응대하게 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 보이지 않는 폭력 (폭언을 견디며) 수화기 너머로 쏟아지는 고객의 고성과 폭언을 견디기 힘들어 인상을 찌푸리며 수화기를 귀에서 떼는 장면입니다. 책상 위에서 꽉 쥔 주먹은 차마 밖으로 표출하지 못한 분노와 스트레스를 보여줍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
어떤 날은 "OO교회로 전화했는데 왜 네가 받냐"며 욕을 퍼부은 할아버지도 있었다.
원래 멘탈이 강한 편인데, 그땐 너무 억울해서 순간 벙 찐 채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항상 어떤 상황이든 고객 입장에서 불편을 느꼈을 수 있다고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그날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도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문득 20대 초반, H유통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의 말이 떠올랐다."우린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지었길래 매일 이렇게 죄송하단 말만 할까?"
"상담사님, 행복하세요."죄송하다는 말이 익숙해지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질 무렵, 한 고객이 통화를 마치며 내게 행복을 빌어주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지쳐 있었던 걸까?그저 인사치레일 수도 있는 말 한마디였지만,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와는 달리 감정 없는 기계처럼 응대하고 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동시에, AI가 보편화된 시대지만 콜센터는 아직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일이다.내가 느슨해진 태도로 응대했을 때 상대방도 그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불행에는 연속성이 없다.
9번의 불행이 있더라도, 1번의 행복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불행은 행복의 크기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라, 우리는 그 작고 소중한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음속에 '여유'라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 출근 지옥 (무거운 발걸음) 빽빽한 출근길 지하철, 사람들 틈에 끼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지친 표정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느끼는 고단함과 무력감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
20대 초반의 나는 장마철 폭우 속을 우산 없이 거닐던 아이와 같았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기보다는 그대로 정통으로 맞았고, 어떤 날은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그렇게 흠뻑 젖었던 경험 덕분일까.20대 후반의 나는 스트레스가 주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먼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남들처럼 술을 마셔보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했지만결국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동시에 지루함을 잘 느끼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다양한 취미 만들기'였다.첫 번째 취미는 식물 키우기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 하듯, 식물을 키우는 '식집사'가 되어 성장하는 식물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두 번째는 수영. 물놀이는 좋아하지만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유산소 운동이라 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오로지 몸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세 번째는 레진 아트.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알게 됐고, 하나 둘 만들다 보니 지금은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이외에도 블로그 운영, 독서, 일기 쓰기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들로 바쁘게 흘러가던 시간을 멈추고, 오롯이 나를 아껴주는 시간들로 채워나갔다.
내가 멘탈이 강하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강했던 건 아니다.이건 오직 나 자신을 위한 시간 투자의 결과였다.
여담으로, 멘탈이 약했던 내 과거 이야기를 하자면—역시 H유통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한 고령의 고객이 단순 변심으로 환불을 요구했으나 규정상 불가한 상황이었다.고객은 온갖 욕설과 부모님을 언급하며 억지를 부렸다.지금이라면 유연하게 해결했겠지만, 그때는 너무 어리고 여유도 없던 시절이라 "너는 할머니도 없니?"라는 말에 욱해서 "저희 할머니는 안 그러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이 이야기를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들으면 아마 입이 쩍 벌어졌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렇게 미숙한 과거가 있다.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간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그리고 나의 감정을 먼저 지켜야, 타인의 감정도 지킬 수 있다는 것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콜센터'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감정노동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참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맞는 말이다.접근성은 높지만, 감정노동의 난이도는 높다.
입사를 위해선 정해진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이후 시험을 통해 입사 가능하다.보통 교육 과정에서 절반이 그만두고,현장 투입 후 또 절반이 이탈하며,최종적으로 근무를 이어가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콜센터는 보통 단기 계약직을 많이 채용하는데,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나 또한 5개월 단기 계약직으로 입사했다.적응하는 데 3개월이 걸렸고, 업무에 익숙해졌을 즈음엔 계약 종료를 걱정해야 했다.
그 시기가 되면 연장 여부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면담을 하게 되는데,특히 일자리가 부족한 부산에서 또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건 막막했다.또, 일에 익숙해진 만큼 정규직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상담을 하다 보면 AI 상담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이 많다.빠르게 성장 중인 AI 시대이지만, 상담만큼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기에 이 일은 아직도 꼭 필요한 일이다.
다만, 과연 내가 이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 그리고 실적 압박과 폭언을 감당하며평생 직장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고,어느새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안정적인 직장이 없어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는 요즘이다.
어른이 되면 모든 일에 간결하게 정답을 내릴 수 있을 줄 알았다.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고, 직장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커피 한잔 마실 시간도 없고, 앞날의 갈피도 잡지 못한 채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감사합니다"를 기다리며 전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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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명씩 전화를 받으며 고요했던 사무실은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아직 잠이 덜 깨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목소리 만큼은 들키지 않도록 연기를 하며 온라인릴게임 하루를 시작한다.
▲ 9시의 전장 (시작된 전쟁) 오전 9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와 함께 일제히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헤드셋을 끼고 업무에 돌입하는 콜센터의 풍경입니다. 파티션으로 나뉜 삭막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의 분위기를 묘사했습니다.
ⓒ 부산노동권익센터
모바일릴게임 "오래 기다려 주신 만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빨리빨리 민족'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인사말이 끝나기도 전에 본론부터 꺼내는 사람들. 잠이 확 달아나고 손과 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젠장… 아침 첫 전화부터 클레임이라니.'
바다이야기예시
판매직에 종사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하루의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신은 믿지 않지만, 마수를 잘해야 한다는 말은 맹신한다.
첫 전화가 클레임인 날은 하루 종일 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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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노동의 민낯 (슬픈 미소) 입가에는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에는 피로와 슬픔이 가득한 상담사의 얼굴을 클로즈업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의 '가면 쓴' 애환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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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42번의 사과 끝에 겨우 통화가 종료됐다.이럴 땐 비흡연자인 게 아쉽다. 담배 대신 깊은 한숨이라도 내쉰다.그렇게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내쉰 한숨은 다시 들숨이 되어 새로운 사람을 맞을 준비를 한다.
대면: 대할 대 + 낯 면."사람 면전에 대고"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서로 마주 보고 대화할 땐 심한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전화는 눈과 눈이 아닌, 입과 입이 오가는 방식이다.평소라면 부끄러워서 말 못 했을 고백을 전화로는 더 쉽게 전할 수 있듯이.하지만 내가 듣는 말들은 귀여운 고백보다는, 대부분 분노, 불만, 그리고 욕설이다.2025년인 지금도 콜센터 직원에게 욕설을 내뱉는 사람이 존재하냐고?놀랍게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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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나는 로봇이 아니다.당연히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그럼에도 매일 채워야 하는 실적이 있기에 다시 전화를 받는 내 자신이 가끔은 안쓰럽고 연민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돈 받고 하는 일이잖아" 혹은 "알고 시작한 일이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예전에는 그런 말에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너라면 하루 하고 울면서 도망갈걸?"
실제로 급여를 받고, 알고 시작한 일이니 반박할 수는 없다.하지만 혹시 '착한 말 양파, 나쁜 말 양파' 실험을 아는가?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실험으로, 주로 초등학생들이 자주 하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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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응대를 하며 부정적인 말만 계속 듣다 보면, 설령 돈을 받고 일하더라도, 알고 시작한 일이라 하더라도 마음이 지칠 수밖에 없다.
물론 마냥 부정적인 말만 듣는 건 아니다.
"상담사분 정말 친절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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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에는 연속성이 없다.
9번의 불행이 있더라도, 1번의 행복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불행은 행복의 크기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라, 우리는 그 작고 소중한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음속에 '여유'라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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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관리하기보다는 그대로 정통으로 맞았고, 어떤 날은 주저앉아 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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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멘탈이 강하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강했던 건 아니다.이건 오직 나 자신을 위한 시간 투자의 결과였다.
여담으로, 멘탈이 약했던 내 과거 이야기를 하자면—역시 H유통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한 고령의 고객이 단순 변심으로 환불을 요구했으나 규정상 불가한 상황이었다.고객은 온갖 욕설과 부모님을 언급하며 억지를 부렸다.지금이라면 유연하게 해결했겠지만, 그때는 너무 어리고 여유도 없던 시절이라 "너는 할머니도 없니?"라는 말에 욱해서 "저희 할머니는 안 그러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이 이야기를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들으면 아마 입이 쩍 벌어졌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렇게 미숙한 과거가 있다.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간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그리고 나의 감정을 먼저 지켜야, 타인의 감정도 지킬 수 있다는 것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콜센터'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감정노동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참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맞는 말이다.접근성은 높지만, 감정노동의 난이도는 높다.
입사를 위해선 정해진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이후 시험을 통해 입사 가능하다.보통 교육 과정에서 절반이 그만두고,현장 투입 후 또 절반이 이탈하며,최종적으로 근무를 이어가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콜센터는 보통 단기 계약직을 많이 채용하는데,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나 또한 5개월 단기 계약직으로 입사했다.적응하는 데 3개월이 걸렸고, 업무에 익숙해졌을 즈음엔 계약 종료를 걱정해야 했다.
그 시기가 되면 연장 여부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면담을 하게 되는데,특히 일자리가 부족한 부산에서 또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건 막막했다.또, 일에 익숙해진 만큼 정규직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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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고,어느새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안정적인 직장이 없어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는 요즘이다.
어른이 되면 모든 일에 간결하게 정답을 내릴 수 있을 줄 알았다.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고, 직장에서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커피 한잔 마실 시간도 없고, 앞날의 갈피도 잡지 못한 채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감사합니다"를 기다리며 전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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